피곤하고 아슬아슬한 재테크에서 벗어나 가계부를 쓰자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지출 내역만 빼곡이 적어넣는 지루한 가계부부터 연상한다. 실제로 가계부 쓰기에 실패하는 이유 중 상당수가 막연히 지출내역만 기록하기 때문이다. 가계부를 쓰는 목적은 단순히 지출 기록에 있지 않다. 그보다는 좀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면서도 가족의 꿈과 대화가 담긴 가계부를 만들어보자.
1.예산 세우기
가계부의 핵심은 현금흐름 관리를 통한 지출 통제이다.
무작정 돈 쓰는 것을 기록만 한다고 해서 지출 통제가 되지는 않는다.
한 달에 얼마의 금액을 쓰겠다는 예산이 있어야 하고 그 예산을 바탕으로 한 달 후에 결산을 통해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선 현금흐름표 작성을 통해 우리 집의 소비 구조를 파악하고, 불필요한 지출이나 파악되지 않는 지출 등 어디서 얼마의 돈이 새나가는지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새나가는 돈을 찾는 것만으로도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는 여력이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당장 생활은 빠듯할지라도 현금흐름 개선을 통하여 조금씩 미래 희망을 그려나갈 수 있는 것이다. 매달 푼돈으로 새나가던 것을 꾸준히 쌓아나가다 보면 어느덧 목돈이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현금흐름표 작성 방법
현금흐름표는 평소에 가계부를 꾸준히 작성을 해왔다면 어렵지 않게 작성할 수 있다. 그동안 가계부를 쓰지 않았다면 월급통장과, 카드결제 내역, 자동이체 내역 등을 참고하면 된다. 수입 항목은 매달 실 수령액 기준으로 적되 상여금이나 비정기적인 소득이 발생하는 경우, 자영업자나 프리랜서여서 소득이 불규칙한 경우에는 월 평균 금액을 기록한다. 이 때 맞벌이 소득이나 근로 외 소득을 빠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지출 항목은 전 항목별로 세부적으로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 중요한데, 막연히 월 생활비가 대략 얼마정도라고 단정하지 말고 세부항목별로 따져보아야 어디서 얼마의 돈이 새나가는지 파악하기가 쉽다. 이 때 매달의 정기적인 지출 외에도 각종 경조사비, 선물, 명절 또는 제사 비용, 세금, 의류/미용비, 휴가비 등 불규칙하게 나가는 지출은 별도로 정기지출과 구분해서 연간 비정기지출의 월 평균값을 산출한다.
지출항목을 기록하면서 주의할 점은 희망하는 금액이 아닌 실제 지출되는 금액을 기준으로 적어야 한다는 것이데, 그래야만 현재 현금흐름을 명확히 파악하고 평가할 수 있다.
2. 결산으로 평가하기
가계부를 계속 꾸준히 쓰는데도 불구하고 생활이 달라지는 게 없다고 하소연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이런 분들은 보통 가계부를 꾸준히 성실하게 쓰기는 했지만 그저 기록만 하는 경우가 많다. 예산을 세웠더라도 지출 후에 예산대로 잘 되었는지에 대해서 평가가 없다면 가계부는 단지 지출내역을 기록한 또 하나의 영수증으로서의 의미밖에 갖지 못한다. 가계부가 가정의 재무관리 도구로서 효과를 발휘하려면 매일의 기록보다 예/결산 과정이 중요하다. 주간 결산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일일지출을 기록했던 것을 항목별로 묶어주는 것이다. 그래야 예산과 비교해서 계획대로 잘 쓰고 있는지, 지출 중에서 어느 항목이 많이 나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일주일에 단 5분만 투자하면 예산에 비해 더 쓴 부분과 덜 쓴 금액을 찾아낼 수 있다. 더 쓴 부분은 왜 더 쓰게 되었는지 일일 지출 기록을 참고하면서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 일시적인 지출이었거나 의미 없이 사용된 지출이었다면 다음 주엔 해당 항목에 대해 좀 더 조심스럽게 생활을 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지출이 늘어나야 하는 상황이라면 예산을 다시 조정하고 전체적인 현금 흐름이 어긋나지 않도록 나머지 부분도 함께 점검해야한다.
* 이 때 예결산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계정이다.
지출계정을 실제 돈 쓰는 것과 관계없이 쓰다보니 지출관리가 되지 않는다.
가정의 지출패턴에 맞게 지출 항목에 대한 계정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정확한 계획과 평가를 할 수가 있다.
1. 수시로 쓰는 지출
- 식비, 외식비, 교통비(대중교통, 주유 등), 문화생활비, 생활용품비, 교육비(학용품, 참고서 등)
2. 월 1회 쓰는 지출
- 공과금, 교육비(학원비), 통신비, 보험료, 대출상환, 용돈 등
3. 매달 쓰지는 않지만 매년 나가게 되는 비정기지출
- 교통비(자동차보험, 수리비 등), 경조사비, 명절비용, 휴가비 등
* 결산시 체크리스트
- 이번 달 생활비는 예산에 맞게 사용하였는가?
- 저축은 올바르게 이루어졌는가?
- 공과금은 제때 납부하였는가?
(전기요금, 수도요금, 관리비, 기타)
- 카드사용 대금은 잘 납부하였는가?
- 가족용돈은 제때 잘 주었는가?
- 예산 조정은 필요한가?
- 이달의 재무관리 평가/보완점은 무엇인가?
- 가계부는 올바르게 기록하였는가?
- 다음 달 주요 이벤트는 무엇인가?
(경조사, 기념일, 행사, 기타 등)
- 다음달 재무관리 목표는 수립하였는가?
- 다음 달 생활비 예산은 합리적인가?
- 다음 달 예상소득은 얼마인가?
|
재무이벤트 및 비정기지출 |
재무관리 목표 |
평가 / 보완점 | |
|
1/2 1/16 |
새해 맞이 나들이 아들 생일 |
여름휴가 적금 시작(10만원)
|
식비 예산 초과 : 마트 가는 횟수를 줄여보자 관리비 연체 : 통장에 돈 넣어두는 것을 깜빡했다. |
중요한 것을 알지만 그동안 번거로움 때문에 잘 되지 않았던 부분이 지출 후 결산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결산과정을 통해 전체적인 현금흐름을 평가해보자. 예산보다 초과한 항목이나 예상하지 못 했던 지출, 또는 아껴써서 칭찬할 만한 주요 항목들을 기록하고 간단하게 평가 글을 남겨보자. 단순히 “많이 썼네~”하고 넘어간다면 결산 과정이 무의미해진다. 결산과정이 처음에는 귀찮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평가과정을 통해 조금씩 개선되어지는 가계부를 보게된다면 가계부 쓰기의 재미와 효과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3. 지출일기 기록하기
가계부는 단순히 현재의 지출을 기록하는 금전출납부가 아니다. 100세 인생 설계부터 시작해서 가족과 함께 미래의 꿈을 향해 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매일의 지출 기록과 예/결산 과정에는 꿈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삶의 흔적이 가득할 수밖에 없다. 수입과 지출의 기록 속에는 그 날 어떤 활동을 했는지에 대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가계부를 통해 나 자신을 위해 쓴 돈이 많은지 가족을 위해 쓴 돈이 많은 지, 기록한 사람의 마음도 엿볼 수 있다. 이때 숫자들만 적기보다는 구체적인 메모를 통해서 좀 더 의미 있는 기록으로 남겨보자
매일은 아니더라도 사소한 일상 속에서 느끼는 것들을 틈틈이 기록해나간다면 가족들에게 더욱 가치 있는 가계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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