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14 16:31
현명한 금융소비자
부채는 빨리 상환 비용 낮춰야
Q.5년 전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열심히 갚아왔습니다. 이제 1000여만원 남았는데 마저 갚으려고 은행을 찾으니 담당자가 빚을 갚지 말라는 조언을 합니다. 빚이 어느 정도 있어야 집을 팔려고 할 때 매매가 잘 성사된다는 설명입니다. 큰돈도 아니고 해서 그대로 남겨두고 오긴 했는데, 빚을 갚겠다는데도 갚지 말라는 권유가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정말 집에 대출을 끼고 있지 않으면 매매가 안 되는 것인지, 대출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괜찮은지 궁금합니다.
![]() 시원한 은행 by Fribirdz |
A.요즘 ‘빚도 자산이다’라는 생각이 보편화되었습니다. 대출을 갖고 있는 가정이 많다 보니 대출로 인한 불편한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그런 믿음이 퍼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빚은 자산이 아닐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가정경제를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어버릴 위험 요소입니다.
과거에는 빚이 끼어 있는 경우 새로 집을 구입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빚을 승계해 적은 종잣돈으로도 집을 살 수 있었기 때문에 매매성사에 유리하기도 했습니다. 신용보다는 주로 담보가치에 의존해서 대출이 이뤄졌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은행의 신용평가 시스템에 의해 측정된 개인의 신용도에 따라 대출 가능 여부, 대출 한도, 금리 등이 결정됩니다. DTI 규제로 인해 개인의 소득에 따른 대출 가능 금액도 달라집니다.
즉, 이전처럼 담보가치만 가지고 대출이 승계 되지 않습니다. 승계받는 사람에 따라서 대출 승계여부가 결정이 되고 대출 조건도 달라지게 됩니다. 사실상 주택을 새로 구입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기존 대출을 승계받는 것과 신규로 대출을 일으키는 것 사이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게다가 말씀하신 1000만원의 대출은 요즘 주택가격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라 주택 구입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1000만원의 대출로 연간 50만원의 매출이 발생하게 되는데 대출을 상환받는 순간 매출이 줄어들게 됩니다. 은행 창구 직원들은 금융 전문가이기도 하지만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판매자이기도 합니다. 은행에서 상담할 때 은행 직원의 말이 전문가로서 나를 위해 하는 말인지, 판매자로서 수익을 올리기 위해 하는 말인지 잘 가려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대출은 빌려 쓰는 정수기처럼 가정에서 비용을 발생시키는 상품입니다. 꼭 필요해서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하루 빨리 상환해서 비용을 낮추는 것이 좋습니다. 큰돈이 아니라고 가볍게 생각하는 사이 힘들게 일해서 번 돈이 불필요한 곳에 쓰이고, 정작 필요한 곳에는 돈을 쓰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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